FC 바르셀로나 10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13번, 대한민국 대표팀 7번 하면 떠오르는 선수들이 있나요? 이미 해당 선수가 은퇴를 했거나 팀을 옮겼음에도 팀과 번호를 들었을 때 딱 떠오르는 사람들이 있으실 텐데요. 오늘의 주제는 축구 선수들의 등번호 입니다. 단순 구분을 위해 붙여지기 시작한 선수들의 등번호가 현재에는 하나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아서 개인과 팀의 상징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그렇다면 언제부터, 왜, 이런 등번호를 달게 되었는지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축구(스포츠)에서 등번호가 생긴 이유
축구를 비롯한 대부분의 스포츠에는 선수들에게 등번호가 주어집니다.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 하나는 '기록의 편의성'입니다. 프로스포츠에서는 '기록'이 가지는 의미가 매우 큽니다. 경기의 의미와 내용을 정량적으로 표시한 것이 기록이며, 그 기록은 선수들을 평가하며 이는 바로 '돈'과도 직결되는 것이기 때문에 기록이 매우 중요한 것이죠. 하지만 긴박한 스포츠 상황 속에서 선수들의 이름을 일일이 적어가며 방대한 기록들을 적을 수 없습니다. 따라서 기록의 편의성을 위해 등번호가 생겼습니다.
또한 '원활한 경기 운영'의 이유도 있습니다. 심판이 경기를 진행함에 있어서 특정 선수들을 호출하거나 제지해야 할 상황이 생기는데, 모든 선수들의 이름과 얼굴을 숙지할 수도 없을뿐더러 긴박한 경기 상황 속에서 선수 이름을 물어물어 플레이를 지속할 수도 없을 노릇일 것입니다. 또한, 경기를 관람하는 관객 입장에서도, 멀리서 봐도 한눈에 보이는 등번호가 없다면 선수들 간 구분이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특히나 축구와 같이 20명 이상의 많은 선수들이 함께 뛰는 스포츠일수록 더더욱 그럴 것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스포츠에서는 선수들의 등번호가 생기기 시작하였고, 축구 역시 자연스럽게 선수들에게 등번호가 부여되기 시작하였습니다.
2. 과거의 축구 등번호
현재는 축구선수들의 원하는 등번호를 달고 있지만, 과거에는 해당 포지션에 맞게 선수가 등번호를 부여받았습니다. 즉, 등번호는 포지션에 따라 정해져 있었고 특정 포지션에 뛰려면 정해진 번호를 달아야 뛸 수 있었습니다. 선수들의 선택권이 보장되진 않았지만 아무래도 '기록의 편의성'과 '원활한 경기 운영' 측면에서는 포지션에 맞게 등번호가 정해져 있는 것이 훨씬 효율적으로 보이긴 합니다.
공식적으로 축구 등번호가 제도화된 것은 1954년 월드컵 때입니다. 그전까지는 등번호의 경우 선택적이었지만, 1954년 이후로는 제도적으로 모든 선수가 등번호를 의무적으로 달고 경기에 임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앞서 말씀드렸듯이 포지션에 맞게 등번호가 정해져 있다고 있었는데, 당시 가장 강력했던 헝가리 대표팀의 주요 포메이션이자 가장 인기 있었던 포지션인 2-3-2-3포 지션을 기준으로 아래에서부터, 오른쪽에서부터 번호가 부여되었습니다.
물론, 당시 모든 팀이 저런 포메이션을 사용한 것은 아니었지만, 1번 골키퍼를 제외하고 수비수들은 낮은 등번호를, 공격수들은 높은 등번호를 부여받았다고 합니다. 따라서 A라는 선수가 어제 경기에서 측면 공격수로 뛰기 위해 7번을 달았지만, 내일 경기에서 측면 수비수로 뛰기 위해서는 2번으로 등번호를 바꿔서 경기에 참여해야 했습니다.
3. 현재의 축구 등번호
과거의 축구 선수 등번호가 포지션과 딱딱하게 연결되어 있었다면, 현재의 축구 등번호는 포지션의 의미에 더불어 선수들의 선택권 보장과 팀의 상징을 나타낸다는 점에서 훨씬 더 유연한 측면이 부각됩니다. 과거 포지션에 기반한 등번호이긴 하지만, 반드시 꼭 해당 등번호를 선택할 필요는 없으며 선수들의 선택권을 보장해줍니다. 또한 특정 팀에서 특정 번호는 포지션의 의미를 뛰어넘어 팀의 아이콘으로 상징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과거 등번호에 이어 설명을 하자면, 2,3번의 좌우 측면 수비수가 옆으로 이동하게 되고 4,5,6번은 중앙 수비수와 수비형 미드필터 등번호로 자리매김하게 됩니다. 또한 8번과 10번은 중앙 미드필더를 의미하게 되고, 7번과 11번은 측면 공격수, 9번은 중앙 공격수로 의미를 가지게 됩니다.
여기에 선수들의 선택권 역시 보장됩니다. 과거에는 강제적으로 해당 등번호를 달아야 했다면, 지금은 그런 의미가 많이 사라졌기 때문에 선수들이 자신이 원하는 번호를 달기도 합니다. 어릴 때부터 달아왔던 등번호를 선호나느 25번 토마스 뮐러, 아버지의 생신이시자 자신의 결혼식 날짜인 21번 안드레아 피를로 등 자신이 선호하는 번호를 달기도 합니다. 또한 중앙 공격수를 의미하는 9번 선수가 팀에 이미 존재하기 때문에 4+5=9를 의미하는 45번의 마리오 발로텔리와 같이 해당 포지션에 중복된 선수가 존재하여 비슷한 상징적인 등번호를 선택하기도 합니다.
또한 이러한 등번호는 하나의 아이콘으로 이미지를 형성하기도 합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에이스를 상징하는 7번은 계보라고 불릴 정도로 많은 화려한 선수들이 7번을 서로 물려주고 받았으며, 동일하게 FC 바르셀로나에서의 에이스는 10번이 계보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또한 AFC 아약스 14번의 요한 크라위프와 같이 특정 구단을 떠올리면 생각나는 대표하는 선수가 떠오르는 등번호도 있습니다.
맨체스터 유나이트의 에이스 계보 | 7번 |
FC 바르셀로나의 에이스 계보 | 10번 |
어릴 때 부터 사용한 친숙한 등번호 | 25번 토마스 뮐러 (공격수) |
아버지 생신, 자신의 결혼식, 자신의 데뷔전 날짜 | 21번 안드레아 피를로(미드필더) |
이미 9번이 있어서 4+5번인 45번으로 시작했지만 대표적 이미지로 형성 | 45번(4+5=9) 마리오 발로텔리 |
AFC 아약스의 영구결번 | 14번 요한 크루위프 (공격수) |
4. 마무리
오늘은 축구 선수들의 등번호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사실 단순히 선수를 구분하기 위해 시작된 등번호였지만, 현재에 와서는 과거의 기조를 이어 나가며도 선수들의 선택권을 보장해주며, 등번호가 하나의 이미지로 고착화되고 있습니다. 살면서 국내/해외 프로축구 혹은 국가대표 축구 경기를 볼 기회가 생기 실 텐데, 선수들의 등번호를 확인하면서 경기를 보시는 것도 하나의 재미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상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스포츠 생활지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포츠 지식] WBC에 대한 7가지 흥미로운 사실들 (0) | 2023.03.02 |
---|---|
[스포츠 지식] 축구에서는 왜 영구결번이 많이 없을까? (리그별 등번호 규정) (0) | 2021.12.08 |
[스포츠 생활지식] HST 운동법 4회 완주 후기 (1) | 2021.11.24 |
[스포츠 지식] 우리나라가 양궁을 잘 하는 이유 (0) | 2021.11.16 |